10월 14일 음성 중부환경에서 일하는 김창덕님을 만났습니다. 노동조합 사무실에 들어서자 김창덕님이 적은 글귀들이 사방에 붙어 있습니다. 말을 조심하자, 직영화 쟁취하자, 금품수수 하지 말자 등 좋은 글귀와 당부의 말이었습니다. 김창덕님은 “글이지만 노동조합에 굉장히 힘이 되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써 붙일 거라셨습니다. 한참 인터뷰를 하는 중에 음료 3종세트가 도착했습니다. 옥수수수염차, 캔음료, 박카스와 알약. 멀리서 왔다고 대접을 잘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부진 얼굴로 묵묵히 조합원들과 함께 걸어가는 김창덕님, 지금 만나보세요~ / 청주노동인권센터




# 어떤 일을 하시는지?

음성군 감곡면에서 6년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환경미화원은 아시다시피 쓰레기 수거를 합니다. 청소차에 기사 1명과 수거자 1명이 함께 타는데요. 저는 운전을 하지만 쓰레기 양이 많은 곳은 함께 수거를 합니다. 그렇게 수거된 쓰레기와 가정용 폐기물을 매립지 까지 옮기면 일이 끝납니다. 근무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고 오전6시부터 오후3시까지 일합니다.


# 일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전 서울 태생인데 어쩌다 보니 음성까지 오게 됐죠. 처음 일을 시작할때는 내가 설마 이런 일까지 하랴 생각했어요. 약간 창피스러웠거든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직업에 귀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살아가는데 이 직업이면 어떠랴 싶었죠. 지금은 자부심을 갖고 남보다 더 앞장서서 일하고 있어요.


# 일하며 힘든 점은?

본래 규격봉투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내놔야 하는데 무단투기 하는 사람이 많아요. 음성은 무단투기 쓰레기도 수거하는데, 그걸 일일이 모두 주워야 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육체적으로도 더 힘들어요. 쓰레기 배출도 타는 쓰레기, 타지 않는 쓰레기를 분리해야 하는데 섞어놔서 문제예요. 예전에는 이 분리작업도 했는데 최근에는 매립장과 협의해서 매립장에서 그 일을 해요.


#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전 서울에서 택시 운전을 오래 했어요. 한국노총 조합원이었는데 노동조합에 회의를 많이 느꼈죠. 한국노총은 위원장이 칼자루를 쥐고 있었거든요. 위원장이란 직책이 조합원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것인데 오히려 거꾸로 였어요. 그런데 그때 민주노총이 막 생겨나던터라 티비 방송에서 민주노총을 많이 봤는데 참 좋더라고요. 투명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어요. 오히려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음성에 내려와서는 충격이었어요. 업체 횡포가 굉장히 심했거든요. 일하는 시간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서 하루 12시간 일하는 건 기본이었고, 임금도 서로 협의 하에 책정되어야 하는데 사장이 서류를 작성해 와서 도장 찍으라는 식의 일방적인 계약이었어요. 계약기간이 1년이니까 사장 비위를 건들일 수도 없었죠.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 하면 계약 해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근로계약서를 바로 안쓰고 4차, 5차까지 계속 사장과 협상했어요. 원래 그렇게 해야 하자나요. 저 말고 먼저 일하던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많게는 20년 넘게 일하셨거든요. 그런데 자신들의 당당한 요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 답답하고 마음 아팠어요. 2년 정도 됐을 때 더 이상 노동조합 없이는 일 할 수 없겠다 싶어서 노동조합을 만들게 됐죠.  


# 노동조합 활동하며 보람 느낄 때는?

과거에는 뭘 결정하든 회사에서 반 강압적으로 밀어붙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노조가 있으니 무엇을 하든 노조와 협의를 해야 해요. 회사가 우리를 함부로 못하게 된 거죠. 그러니 우리 스스로도 당당해 졌어요. 전에는 회사에서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고. 마음에 안들어도 한마디도 못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요. 덕분에 이제는 손해 보는 것도 없죠. 우리의 인권을 찾은 겁니다. 



# 노동조합 활동의 성과도 많을 것 같은데?

제일 먼저 근무시간을 정했어요. 예전에는 근무시간도 따로 없고 출근해서 일 마칠때까지 10시간이고 12시간이고 계속 일했거든요. 이제는 월요일 ~ 금요일은 8시간, 토요일은 오전만 일해요. 딱 근무시간이 정해졌죠. 또 임금도 높아졌어요. 대신 운전기사가 수거자보다 임금을 높게 받는건 없앴어요. 근속수당 약간을 제외하고는 다 똑같아요. 전부 고생하는 사람들이고 함께 가는 사람들인데 누구는 많이 받고 누구는 적게 받아서야 되겠어요. 또 충북에서 최초로 쓰레기 수거자가 타는 발판을 없앴어요. 발판에 타는게 불법인데 빠르게 수거할 수 있으니 암묵적으로 다 그렇게 하거든요. 저희는 발판을 없애고 인원을 보강해달라고 요구했어요. 생명이 안전이 우선이니까요. 이제는 수거자도 차 앞좌석에 타고 있다 내려서 수거해요. 이것 말고도 일하며 불편하고 부당한 부분들을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어요.


# 요즘 관심사는?   

다른 노동조합과의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세월호, 풀무원 같은 곳에 왕래하면서 열심히 하려고 해요. 속한 곳은 다 달라도 다 같은 사람이자나요. 힘을 실어줘야 해요.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이 곧 내 일이예요. 하는 일이 달라도 결국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힘을 주고 힘을 받을 수 있죠.



인터뷰, 정리 / 김현이, 김현근 (청주노동인권센터)
사진 / 육성준 (충청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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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주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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