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울타리가 되는 노동조합.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의 노동조합 위원장 10, 이제 현장 조합원으로 돌아가는

홍순국 회원님을 만났습니다.

 

 

 

#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2008년도부터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 우진교통의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일했습니다. 2007년도 노조위원장을 불신임할 당시 부위원장으로, 위원장 권한대행부터 하면 노동조합 임원은 12년 정도 한 것 같습니다. 노동조합 위원장을 하면서 조합원들의 근무여건이나 애로사항이 있을 때 같이 대화하고, 개인적인 문제로 마음 아픈 일이 있을때 까지도 면담요구를 하면 해결책을 같이 고민하고 깊은 상처가 되지 않고 이겨낼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대부분의 사업장은 노동조합하면 투쟁하고 싸우는 조직으로 알고 있는데, 저희도 문제가 있으면 문제제기를 하고 싸움을 불사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주관리기업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은 기업을 이끌어가는데 외부 침탈이 있을 때 방어막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조합원들이 회사 문제가 생기면 단단한 결집력으로 잘 극복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우진교통이 있는데 일부분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얼마나 잘했느냐, 만족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죠.

 

 

# 우진교통의 성공적인 자주관리기업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사람들은 우진교통이 정상화 되었다고 하지만 저는 아직 정상화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정상화는 무엇이냐. 돈이냐, 아닌것 같아요. 재정이 확보되면 좋겠지만, 중요한 것은 전 구성원, 조합원들 마음의 이기심을 함께 내려 놓는 것. 모두의 마음이 성장하는 것이 자주관리기업의 정상화라고 생각합니다. 자주관리기업이 출범할 당시 파업세대가 나가고 공채생들이 같이 운영을 할 때, 모든 동료들이 불협화음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마음, 느리더라도 결승점까지 똑같이 갈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죠. 노동조합 신입생 교육을 할 때 게임을 하는데 지는 팀은 선배들을 업고 들어오게 합니다. 선착순이 아니라 여러사람이 함께 하나가 되어서 결승전에 들어오라는 것이죠. 열사람이 아닌 한사람의 목소리. 2008년도의 어려움은 넘었지만, 파업세대가 아닌 공채생들도 빵이 하나가 있는데 혼자 먹겠다는 이기심을 버리고 조금이라도 나눠먹자는 마음이 되었을 때 자주관리 기업이 정상화되는 것이 아닐까요.

 

 

# 위원장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

 

옛날에 계시던 선배 기사분들은 나이도 많고, 말을 해도 이해를 잘 못하셨어요. 양보는 조금도 안하려고 하시고요. 만약 일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본인이 노력해야할 부분임에도 다른 사람 사고나면 험담을 하지만 본인이 사고나면 그날 기분이 않좋은 탓이라고만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았아여. 사고의 위험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본인의 과실이 70%이상일겁니다. 긴장을 하지 않았거나 업무에 집중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위원장으로서 사고를 왜 냈느냐 질책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선배 기사분과 면담을 해서 형님, 사고는 날 수 있지만 제가 CCTV로 보니 운행 태도나 집중력이 흔들리더라, 운전 습관의 문제니 조금 긴장해서 하시면 되겠더라. 서운할 지 모르지만 제가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하면 발전이 없고, 그 습관 때문에 계속 사고가 날 겁니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신경써서 운전해주세요.”하고 말씀드렸더니 그려.. 고칠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 하시더라구요. 이렇게 잘못을 질책하고 추궁하는 것 보다는 공감을 하게 해서 함께 바꾸는 작업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몸에 밴 습관은 변하기 어려우니 성과가 확 일어나지는 않지만 머리의 생각은 약간씩 바뀝니다. 그 이후 사고가 확 줄었어요.

 

차고지로 현장순회 다니던 일도 기억납니다. 더운 여름에 얼음해서 피로회복제 갖다주면 우리 회사 현장조합원들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어려울 때는 박카스 살 돈이 없어서 물만 가져간 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갑니다. 여름에는 화채를 만들어서 조합원들을 주기도 했구요. 다른 회사 조합원들이 부러워했어요. 마지막에는 전체 버스 노동자들에게 주는 것도 했어요. 덥고 힘들었는데, 집에 들어와서 샤워하고 가만히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에 기분이 좋더라구요.

 

 

# 센터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조광복 노무사님이 충북지역에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청주에 오셨을 때부터, 그러니까 센터가 만들어질 때부터 인연을 맺었습니다. 노동조합에서 후원을 해왔다가 전별금 재판 등 어려운 시기부터 간부들이 개별 회원이 되었어요. 노동자들을 위해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집회에 나가거나 하면 외국인 노동자들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노동조합 임원진을 하면서 내 눈에 보이는 면이 달라졌어요. 예전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 괜히 싫었는데 만나고 대화해보니까 같은 사람이었어요. 따뜻하고. 얼굴색은 차이가 있지만 따뜻한 노동자 가슴은 똑같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잘 몰랐지만 소외된 노동자들을 돕는 역할을 앞으로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청주노동인권센터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