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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슈/기사&칼럼

[칼럼]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의 감독관, 도대체 왜 이리 했을까?

 

 

 

15명의 노동자들이 센터 사무실을 우르르 몰려 왔다.  대개가 여성들이고 그 중 2명이 장애인이다.  이들은 **테크라고 하는 작은 업체에서 근무했다.  그런데 이 사업주가 아주 못 돼 먹은 사람이다.  상습적인 체불사업주다.  이런 사업주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자기 이름 앞으로 재산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 사람 역시 자기 명의의 재산을 전부 다른 사람 앞으로 돌려놓았다.  사무실을 찾아온 15명의 노동자들에게 3,000만원이 넘는 임금을 체불하더니 결국은 한 푼도 청산해주지 않은 채 다른 사람한테 사업을 넘겨버렸다.  사업을 인수한 사업주는 설비를 산 것이기 때문에 체불임금까지 인수받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더욱이 해당 노동자들은 새로운 사업체로부터 채용되어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새 사업주를 상대로 뭘 해 볼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테크 사업주를 상대로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 진정을 접수했다.  노동부에 민원을 넣으면 얼마간이라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실 컸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갔다.  체불임금을 확정지을 쯤에 담당감독관이 “이거 형사 건으로 가보아야 사업주 처벌만 받을 뿐이지 돈 받기는 어렵다.  차라리 그 벌금을 보태서 체불임금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러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는 말 “나중에 민사로 가려면 체불금품확인원이 필요한데 형사 건을 계속 하면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해주기 어렵다.  취하하면 바로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해주겠다.”고 말하더란 것이다.

민원을 넣은 노동자들에게 노동부 감독관은 하늘같은 존재일 때가 많다.  감독관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그래서 취하했다.  그런데 웬걸, 벌금까지 털어버린 사업주는 체불임금은커녕 낯짝 한 번 보여준 적이 없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모두 감독관에게 속았다고 말한다.  이런 건 줄 알았으면 절대 취하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한다.

내가 물어보았다.
“그래 그 감독관은 사업주 불러다가 체불임금 지급하라고 다그치기라도 하든가요?”
“아뇨.  그런 거 한 번도 못 봤어요.”
“그러면 그 감독관은 여러분한테 사업주가 벌금을 받는 대신 체불임금을 청산해주는 쪽으로 그 사업주를 다그쳐보겠다, 이런 얘기라도 하든가요?”
“아뇨.  그냥 벌금 물려보아야 소용없다 이런 얘기만 했어요.  취하하면 바로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해주겠다.  그래서 취하한 거죠.  지금 생각해보니 감독관이 우릴 갖고 논 거 같아요.”

내가 보기에도 그 감독관이 민원인들을 아주 우습게 안 것 같다.  도중에 진정을 취하할 경우에는 노동부에서 보통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해주지 않는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확인원을 발급해주면서까지 취하서를 받아냈는지 모르겠다.

**테크의 사업주가 자기 회사를 팔아넘겼으면 목돈을 챙겼을 것이 뻔하다.  감독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 이 사업주가 체불 상습범이고 게다가 자기 이름 앞으로 재산을 남겨두지 않았다는 사실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면 사업주가 임금을 안 주기로 작정하면 민사로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터.  당연히 이 사업주를 다그쳐서 체불임금을 지급하도록 노력해보고 그것이 안 되면 검찰로 송치하는 것이 상식이다.  보통 체불임금 진정 사건을 조건 없이 취하할 경우에는 노동부에서 다시 같은 사건을 접수받지 않는다.  그러나 15명의 노동자들은 같은 노동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담당 감독관의 업무처리가 잘 못 되었으니 다시 조사하고 사업주를 엄중히 처벌해달라고 말이다.

노동부 청주지청이 이 고소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  그건 그렇고 아직도 나는 궁금하다.  이 감독관은 왜 그렇게 업무를 처리했을까?  도대체 뭣 때문에?

 

 

등록일 : 2012년 5월 17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