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노인전문병원 권옥자 분회장님을 10월 13일 청주시청 앞에서 만났습니다. 권옥자분회장 단식 8일차입니다. 인터뷰 내내 조합원 이야기만 하면 눈물을 보이시는 분회장님. 조합원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만 하십니다. 본인이 조금 더 강한, 능력 있는 분회장이 되지 못해 조합원들이 이렇게 탄압받고 힘들다며 마음아파 하십니다. 권옥자 분회장님이 단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그 이야기 시작합니다.  / 청주노동인권센터

 

 

# 단식농성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우리가 노동조합을 만든지 1년이 다 되어 가요. 처음 노동조합 만들 때 내 월급 내용이나 알고, 고용승계나 보장받고 싶어서 소박하게 시작했어요. 그동안 말로만 있던 휴게시간을 없애고 교대 근무를 하자고 요구했죠. 그런데 사측은 인력충원 없는 3교대제를 강행했어요. 원장은 우리가 눈에 가시였나 봐요.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할 생각이 애초에 없었던 것 같아요. 갈수록 노동탄압은 심해지고, 병원측에서는 교섭에도 성실히 나오지 않았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TF팀이 만들어졌는데, 허울뿐이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죠. 길바닥에는 해고자들이 8명이나 있고, 현장탄압은 엄청나게 심해지고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조합원들이 다 죽게 생겼다 싶어서 마지막 비명이라 생각하고 하게 됐어요.

 

# 노동탄압이 심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이 가장 힘이 드시는지?
경고장 날라오는거예요. 무슨 말을, 행동을 못해요. 우리를 감시하려고 병실 하나에 CCTV를 2개씩 달아뒀어요. 비조합원은 환자를 때려도 그냥 넘어가는데, 조합원은 환자 다리가 침대 밑으로만 내려와도 낙상이라고 경고장을 써요. 조합원 비조합원 차별하는게 얼마나 심한지 몰라요. 사실 다들 내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거든요. 그런데 명절에 비조합원들만 선물을 주더라고요. 차별받고 탄압 받은거 생각하면 끝이 없어요. 다들 먹고 살려고 나와서 돈 버는 건데 한동안은 20~30만원 받으면서 살았어요.

 

# 단식 전 집회에서 삭발을 하셨다던데, 눈물바다였다고 들었습니다.
아, 저는 진짜 조합원들이 그렇게 울지 몰랐어요. 조합원들이 대성통곡을 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우는 조합원을 볼 때 미안해 죽겠어요. 내가 무능해서 이렇게 조합원들을 울리는가 싶어요. 20일이면 노동조합 생긴지 1년되는 날이예요. 우리 월급이나 제대로 알자고 출발했던 조합원들이 1년 동안 이 고생을 하고 있어요. 내가 조합원들을 울리는가 싶어요. 조합원들 이야기만 하면 눈물이 나요.

 

# 시청 앞에서 단식을 하고 계시는데, 시청에는 어떤 책임이?
우리병원이 시립병원이잖아요. 그러니까 청주시가 문제를 해결할 마음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3년 전에도 우리병원에서 투쟁이 있었어요. 그때 분명히 간병인력을 파견하면 안된다는 조례까지 정해놨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병원에서 노동조합을 없애려고 조합원들을 자꾸 해고하고 정직을 때리고 있어요. 그 자리를 파견간병사들이 대신했죠. 그런데도 시청은 나몰라라만 하고 있으니 답답해요. 시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중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청이 가만히 있으니까 병원에서 한사람을 해고했다가, 정직, 대기발령, 또 해고. 끝도 없이 난도질을 하고 있어요. 시에서 조례에 있는대로 잘 지켜지게만 했어도 이 지경은 안됐을거예요.

 

# 어떻게 해결이 되면 단식농성을 멈추는지?
일단 해고자들이 다 현장으로 돌아가고, 부당배치 전환자들을 원상복귀 시켜야돼요. 또 노동탄압이 중단되어야죠. 그러고 나서 근무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수 있는 틀이 갖춰지면 단식을 멈출 수 있어요. 이 논의 틀에 우리 병원 원장은 꼭 나와야 되요. 직접 싸인했던 합의서도 지키지 않는 사람인데 원장 대신 다른 사람이 나와서 아무리 협상한들 그게 지켜지겠어요. 청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 어떨 때 가장 힘이 나시는지?
현장 동지들이예요. 연대 동지들도 당연히 고맙지만 진짜 힘이 되는건 조합원이예요. 평소에는 현장에서 눈치 보면서 조끼를 못입던 조합원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다 입어요. 또 일하면서도 하루 동조단식을 같이 해줘요. 아침이면 서로 단식하겠다고 단식조끼 쟁탈전이 일어난다니까요. 그럴때면 가슴 아프면서도 힘이 나요. 이런 현장 조합원들이 있어서 꼭 이길 수 있을 거예요.

 

# 단식 끝나면 뭐가 제일 드시고 싶으세요?
조합원 중에 음식 정말 잘하는 분이 있어요. 맛있는 한식 준비해준다고 했어요. 나물도 말려놓고, 벌써 재료를 다 준비 해놨대요. 얼른 단식 끝나고 맛있는 밥 조합원들이랑 같이 먹고 싶어요.  <끝>

Posted by 청주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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